구로 콜센터 확진자 지하철 출퇴근…수도권도 집단감염 확산

입력 2020-03-10 16:47   수정 2020-03-11 02: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구·경북 상황은 진정세로 가고 있지만, 3차 유행(웨이브)으로 갈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다. 엄중하게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박남춘 인천시장,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이성 구로구청장과의 영상회의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 신도림동 콜센터를 통한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환자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한 지난 9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7513명이다. 콜센터 집단감염 환자는 서울 7명, 경기 4명 등 11명만 포함됐다. 서울시가 확인한 콜센터 관련 환자는 64명이다. 11일 발표되는 질본 통계에는 서울 등 수도권 신규 환자만 50명 넘게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구청장은 “8일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53명을 검사해 13명이 양성으로 확진됐다”며 “아직 검사받지 않은 사람이 많은 데다 검사자의 절반만 결과가 나왔는데 60명이 넘었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80%가 집단감염 환자다. 전체 환자 중 62.7%는 신천지 신도거나 신도와 접촉한 뒤 감염됐다. 중국에서 환자가 유입되던 시기를 국내 코로나19 1차 유행,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집단 발병한 것을 2차 유행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청도대남병원(119명), 천안 줌바댄스시설(106명) 등을 통한 감염자도 비교적 많다.

하루 신규 발생 환자가 100명대로 내려갔지만,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 운영하는 곳이다. 에이스손해보험 등이 고객사다. 이 콜센터는 코리아빌딩의 4개 층을 썼다. 확진자가 집중된 11층에 근무하는 직원은 207명이다. 7~9층 근무자는 550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전화를 받는 업무 특성상 이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근무해 확산 규모가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져 대중교통 수단을 통한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은 “수도권에 병원이 많지만 중증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치료 병상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박진우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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